25화: 왕의 주방, 나라의 밥상 (최종화) 이휼의 청혼에, 아진은 눈물 섞인 미소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옥좌 옆 화려한 중전의 자리가 아닌, 왕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라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동반자의 길을 택했다. 몇 달 후, 젊은 왕 이휼은 모두를 놀라게 할 파격적인 교지를 내린다. 그는 기존의 내의원(內醫院) ...
24화: 왕의 심판 "전하! 옥체를 보존하시고 기강을 바로 세워주시옵소서!" 아진의 청원은 정적들을 향한 공격이자, 동시에 새로운 왕 이휼에게 던지는 시험대였다. 여기서 그가 주저하거나 영의정의 눈치를 본다면, 방금 아진이 만들어놓은 판은 그대로 무너지고 말 터였다. 이휼은 잠시 옥좌에 앉아 침묵했다. 신료들은 숨...
23화: 빈 잔에 담긴 진실 "기꺼이 그리 하겠사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윤화빈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녀의 차분하고 당당한 태도에, 오히려 도발을 한 윤화빈과 영의정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이휼이 분노에 차서 반박하려 했지만, 아진은 그를 향해 '걱정 말라'는 듯한 아주 미세한 ...
22화: 독이 든 우물 병조판서의 합류는 젊은 왕 이휼에게 강력한 날개를 달아주었다. 조정의 흐름이 미세하게나마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휼은 승리의 공을 모두 아진에게 돌렸다. 그날 밤, 그는 다시 소년처럼 웃으며 그녀의 주방을 찾았고, 두 사람은 잠시나마 왕과 식의가 아닌, 서로를 의지하는 동지이자...
21화: 대왕대비의 첫 가르침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 늙은이가 가르쳐 주마." 대왕대비의 말은 아진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그날 이후, 아진은 요리뿐만이 아닌, 궁중의 생존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스승은 산전수전 다 겪은 궁중 정치의 최고수, 대왕대비였다. 첫 번째 가르침은 뜻밖에도 '듣는 법'이...
20화: 꽃들의 전쟁 윤화빈은 아진의 의도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아홉 가지의 조화. 그것은 순종을 강요하는 부드러운 협박이었다. 그녀는 흐트러짐 없는 미소를 유지한 채, 우아한 손짓으로 밀전병에 칠색의 채소를 올리고 입으로 가져갔다. 씹는 내내 표정의 변화는 없었다. "과연, 식의의 솜씨는 소문대로군요. 평범한 ...
19화: 옥좌의 무게, 보이지 않는 감옥 왕의 장례가 끝나고, 이휼은 용좌(龍座)에 올랐다. 그러나 왕관의 무게는 기쁨이 아닌 고독과 책임감으로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는 더 이상 밤늦게 아진의 주방을 찾아 한숨 돌리던 자유로운 왕세자가 아니었다. 그의 모든 행보는 신하들의 감시 아래 있었고, 그의 곁에는 언제나 수...
18화: 왕의 마지막 수라 "만일 이것이 요술이라면, 나는 기꺼이 이 요술로 조선을 다스릴 것이다." 왕세자의 선포는 낡은 조정을 뒤흔드는 천둥과도 같았다. 영의정을 비롯한 반대파들은 감히 군주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입을 다물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더욱 음험한 독기가 서려 있었다. 아진의 '요술'을 꺾지 못한다면,...
http://zipel.info:5000/ 취미생활이라 그런지 힘들지가 않군요... 스토리 만들어보실분은 계정 드립니다. 댓글 남겨주세요..
16화: 먼지 속에서 피어난 마음 아이의 생명은 꺼져가던 구휼소 전체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아진의 '감자 미음'은 기적의 탕약처럼 퍼져나갔다. 아이의 어머니를 시작으로, 마을의 아낙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아진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아진은 자신의 비법을 아낌없이 가르쳐주었고, 이휼은 왕세자의 권위를 내려놓고...
17화: 돌아온 궁궐, 보이지 않는 전쟁 수도 한양의 성문은 아진에게 있어 마치 거대한 감옥의 문처럼 느껴졌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백성들과 함께 울고 웃던 며칠간의 기억은 꿈이었던 것처럼 아득해졌다. 차갑고 질서정연한 궁궐의 복도는 그녀와 이휼을 다시 왕세자와 식의라는 신분의 틀 안에 갈라놓았다. "저는 주방...
15화: 희망의 맛, 생명의 한 숟갈 "이것은, 살아남고자 하는 우리 백성들의 간절함이 담긴, 희망의 맛이다." 이휼의 선언은 얼어붙은 조정을 녹이는 불씨와도 같았다. 그의 말에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백성을 향한 진심과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군주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침묵하던 왕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
14화: 숟가락 끝에 달린 나라의 명운 왕의 명령은 아진과 이휼을 더 이상 개인적인 감정을 나누는 사이로 머물게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제 국가적 재난 앞에서 함께 싸워야 할 동지가 되었다. 동궁전의 서고는 밤낮으로 불이 꺼지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땅이 갈라지고 백성들이 쓰러져 간다는 참혹한 보고서...
13화: 진실의 무게, 마음의 거리 "그 이야기... 어디까지가 진실이냐." 이휼의 질문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아진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숨이 멎는 듯한 침묵이 흘렀다. 그녀의 머릿속은 수만 가지 생각으로 복잡하게 얽혔다. '저는 미래에서 왔습니다.'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진실. 그가 자신을 미친 여자로 취급하거나, 혹...
12화: 폭풍이 지나간 자리 그날 밤, 수라간은 얼어붙었다. 횃불을 든 내금위 병사들과 함께 들이닥친 왕세자 이휼의 모습은 마치 지옥의 사신과도 같았다. 잠에 들었던 모든 나인과 상궁들이 혼비백산하여 마당에 정렬했다. 이휼은 굳게 닫힌 수라간의 창고 문을 열라 명했다. 그 안에서, 그날 세자빈에게 올렸던 탕약의 약...
11화: 보이지 않는 독, 음식의 두 얼굴 "세자빈 마마께서 드신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옵니다!" 제조상궁의 목소리는 뱀처럼 교활하게 연회장을 파고들었다. 모든 시선이 순식간에 아진에게 유죄를 선고하듯 날아와 박혔다. 왕세자의 총애를 받던 식의에서, 하루아침에 세자빈을 시해하...
10화: 어둠 속 한 줄기 빛, 그리고 새로운 그림자 대왕대비가 기력을 되찾았다는 소식은 조용한 궁궐에 잔잔하지만 큰 파문을 일으켰다. 수라간 최고 상궁들의 산해진미도, 어의의 귀한 탕약도 하지 못한 일을, 근본 모를 나인 출신의 '식의'가 해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외와 질투가 뒤섞인 시선으로 아진을 주목하기 시...
9화: 기억의 맛, 고향의 향기 대왕대비의 처소, 자경전(慈慶殿)은 깊은 침묵과 슬픔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상왕이 승하한 이후, 그곳은 빛을 잃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아진은 식의(食醫)로서 대왕대비의 맥을 짚는 어의에게 먼저 자문을 구했다. "마마께서는 몸의 병환보다 마음의 병이 깊으시네. 약재가 소용이 없으니, 입...